오늘 포스팅은 지난 시간에 이어 윤흥길 작가가 쓴 기억 속의 들꽃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 땔감에 대해 정리하겠습니다.
윤흥길의 기억 속의 들꽃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기억 속의 들꽃 시대적 배경 6.25 한국 전쟁 바로가기
기억 속의 들꽃 윤흥길 전쟁의 참상 탐욕적인 인간 바로가기
윤흥길 작가의 땔감은 기억 속의 들꽃에 함께 수록된 작품으로 단편소설이며 전후소설, 그리고 현대소설이며 연작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6.25 전쟁 직후, 어느 농촌에서 벌어지는 가난한 가장인 아버지를 둘러싼 전쟁 후 이들의 삶의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펼쳐집니다.
이 소설은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주인공에게 일어난 일을 매우 가까이에서 어린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려집니다. 궁핍한 삶과 생계로 인해 도둑질을 해야 하는 가장의 비도덕적인 모습을 아이의 시선을 통해 매우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난방 구조는 화덕과 온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고유의 취사와 난방 구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땔감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풍속에서 땔감과 관련하여 ‘정월 보름날 나무 아홉짐’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사람이 부지런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과 생활에서 땔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윤흥길이 쓴 '땔감'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옴니버스식 구성이란 인물과 배경이 서로 다른 짧은 이야기들를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가 구성되지만 다른 이야기와 독립적으로 구성되면서 서로 유기적으로 주제면에서 이지는 구성 방식을 말합니다. '땔감'에는 세 가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고, 모두 전쟁 직후 가난한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로 이야기가 구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막힌 고래를 뚫기 위해 '나'와 아버지가 청솔가지를 훔치려 갔다가 산림 감시원에 들켜 곤혹을 치르는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청솔가지를 꺾다가 산림 감시원에게 들켰을 때 수습하기 위해 아버지는 '나'를 먼저 산에게 내려가도록 합니다.
능력이 없어 비록 남의 청솔가지를 꺾으러 왔지만 아버지는 아들 앞에서 산림 감시원에게 체면을 깍는 부탁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아버지는 차마 아들 앞에서 못 볼꼴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아들을 마을로 먼저 내려 보내고 산림감시원에게 싹싹 빌거나 사정을 말하고 도움을 청하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땔감의 두 번째 이야기는 '나'가 친구들하고 땔감을 구하기 위해 역에 숨어들어 화차에 쌓인 석탄을 훔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연의 일들을 보여 줍니다.
'나'가 친구들 속에 묻혀 석탄 훔치는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는 방해가 되어 석탄 배당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길봉이의 신뢰를 얻어 석탄 배당도 받게 됩니다. 하지만 함께 석탄을 훔치던 진권이가 죽는 바람에 결국 아버지에게 혼이납니다.
아버지는 전쟁 후 가장으로서 여러가지로 노력을 했지만 헤어나지 못하는 가난과 궁핍 앞에서 허무함과 답답함이 매우 컸을 것 같습니다.
또한 가장의 역할을 잘하지 못하여 어린 아들이 석탄을 훔치는 등의 부도덕한 행동을 하고,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내몰렸다는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이 들어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또한 생존을 위해 도둑질할 정도로 어렵고 슬픈 현실이지만 아들이 잘못을 깨우치고 올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종아리를 걷어부치는 절망적인 현실이 아버지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땔감의 세 번째 이야기는 아버지가 논 임자 몰래 장대로 쑤셔 토탄이 많이 깔린 논을 찾아 땅을 사서 토탄을 캤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산 논에서 토탄을 캐도 나오지 않자 토탄이 적게 깔린 논을 샀다는 것을 알고 절망을 하며 상심해 합니다. 이렇게 마음 상한 아버지를 '나'는 위로합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산 논에서 토탄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정당하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로 받아들이고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실감합니다.
작품에 나오듯 땔감은 당시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난방 도구였습니다. 농경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농사일이 거의 마무리되는 음력 9월말부터 10월초순 정도까지 가족들은 땔감을 구하기 위해 산을 향했습니다.
이때는 모든 것이 얼어붙는 겨울을 이겨내고 다음 해의 농사일에 대비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겨울을 나기 위해 땔감을 마련하고 김장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바쁜 농번기가 시작되면 땔감을 장만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농한기를 이용하여 다음해 농한기때 까지 사용할 땔감을 장만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땔감"의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전쟁 직후이다 보니 다른 여느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그러므로 농한기에 땔감을 마련하는 것과는 다르게 당장 땔감이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아주 옛날인 조선시대에는 땔감장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땔감을 마련하여 수로로 운송하기도 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땔감을 나르는 뗏목이나 배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난방과 식생활을 위한 땔감을 하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아직도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어린이들까지 동원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라위에 있는 초등학교에서는 급식을 만들 때 필요한 땔감을 등교할 때 가지고 등교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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