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인간>은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이 식물과 결합하여 스스로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탄생시킨 인간으로 현실을 뛰어넘는 SF급 창작 동화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유전자 조작 문제는 먼 미래의 일이 아나리 현실에서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우리가 날마다 먹고 있는 음식 중에 GMO가 섞여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GMO 즉 유전자 조작 식품은 특정한 목적에 맞게 유전자의 일부를 변형시켜 만든 생물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GMO 농산물은 콩, 옥수수, 면화, 사탕 무 등이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재배 중인 콩의 81%, 옥수수의 29%, 면화의 64%가 GMO 농산물이라고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GMO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29개국에서 GMO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고, 이 농산물이 우라 나라로 수입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GMO 농산물 생산국들은 15년 동안 먹어왔지만 몸에 나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거나 GMO 식품이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며 30~50년 후에 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녹색 인간>은 이러한 GMO 농산물을 기반으로 하여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35년 뒤인 2055년 입니다. 지금부터 유전자 조작 기술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검토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 시기가 되어 우리는 작가가 말하는 문제에 봉착하여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2055년 지구에 인구 증가로 식량 대란이 일어나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자 김석중 박사는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하여 스스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녹색 인간'을 만들어 냅니다. 음식을 먹지 않고 햇볕만 쬐어도 살 수 있는 녹색 인간을 만든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이지만 참 무서운 생각이기도 합니다. 먹는 즐거움과 편리함, 둘 중에서 심리적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겠지만 이게 문제가 아니죠.
어쨌든 이 책에는 인구 증가로 식량 대란이 생겼고, 종자도 구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세상은 녹색 인간이 사는 풍요로운 땅 그린필드와 녹색 인간이 되지 못한 채 가난하여 굶주린 사람들이 사는 땅인 오리진필드로 나눠집니다. 이처럼 여기서는 미래의 식량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리진필드는 해마다 그린필드에서 곡식의 씨앗을 보내 주지만 그 씨앗은 싹은 튀지만 열매는 맺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곳의 사람들은 그린필드에서 보내 준 식량에 의존하여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린필드에 보낼 단백질 공급원인 곤충 쿠키와 곤충 쉐이크를 만드는 일을 쉴 새 없이 해야 합니다.
오리진필드와 다르게 그린필드는 김석중 원장이 만든 GMO 공법으로 스스로 광합성이 가능한 녹색 인간들이 사는 곳입니다. 이곳에 사는 녹색 인간들은 알파연구소에서 녹색 인간이 되며, 이들은 식량에 대한 걱정 없이 풍족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너무나 풍족하여 과하게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만약 오리진필드 사람들이 그린필드에서 살려면 통신과 저장 장치가 있는 거주 허가증, 레드서클이 있어야만 합니다.
왜 이들은 서로 이렇게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됐을까요? 그건 바로 레드서클 때문입니다. 녹색 인간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레드서클은 가격이 엄청 비싸서 가난한 사람들은 구입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 빈부에 따라 삶의 영역과 질이 달라진 것입니다. 작가는 분배와 빈부 격차에 대한 문제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리진필드에 사는 서린은 식량 부족으로 부모님을 모두 잃게 됩니다. 아빠는 죽어가면서도 서린이 녹색 인간이 되라고 유언합니다. 서린의 아빠는 서린이가 녹색 인간이 되면 곡식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면 서린이 더 이상 굶주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서린 아빠는 죽어가면서도 혼자 남는 서린이를 걱정합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김석중 원장은 녹색 인간을 만들어 낸 인류의 구원자였고, 이 시대 최고의 유전학 박사이자 기계 공학자로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일반 국민들은 알지를 못합니다. 그들이 하는 말의 진위를 확인하기가 힘듭니다. 수년 전 줄기세포 관련 논문 발표로 우리나라와 세계가 떠들썩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 거짓으로 밝혀져 국제적으로 창피를 당했다는 기분이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국민들은 그 진실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김석중 원장의 의도도 오리진필드 사람이든 그린필드 사람이든 그 사실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김석중 원장은 아이들에게 쌀자루를 선물했는데, 그 안에는 레드서클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석중 원장은 이들을 자신의 음모에 이용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모르는 아이들은 서린처럼 그린필드로 갈 수 있는 레드서클을 보고 엄청난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린은 레드서클을 박건우가 훔쳐 가 버리는 바람에 그린필드로 갈 꿈은 산산이 무너지고 맙니다.
서린의 레드서클을 훔쳐간 박건우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자 서린과 함께 음모를 파헤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서린은 쓰러진 녹색 인간 '이바로'를 만나게 되고 바로는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말한 다음 레드서클을 서린에게 주고는 죽고 맙니다. 서린은 그동안 꿈에 그리던 새로운 삶, 즉 녹색 인간이 되는 꿈을 떠올리며 그린필드로 향하는 블루버드 배에 오르게 됩니다.
서린이 이제 더 이상 굶지 않아도 되고 꿈이 있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그린필드에 가게 되어 한없이 기쁩니다. 하지만 유전자 기술을 이용하여 씨앗을 독점하고 식량을 통제해 온 김석중 원장의 끔찍한 계획을 알게 됩니다. 김석중 원장은 식량을 통제하여 질병과 인간의 수명까지 통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알게된 많은 연구원들이 실종되었으며 '바로'까지 김석중 원장이 내어 준 차를 마시고 죽게 됩니다. 이렇게 바로 연구소의 이바로는 김석중 원장의 계획을 막기 위해 목숨을 바칠 정도로 용기 내어 저항했지만 결국 김석중 원장이 준 차를 마시고 알레르기 반응으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바로의 약혼녀 한희선은 배양액에 의문을 품은 바로가 실종되자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 몰래 배양액과 관련된 자료를 다운로드하여 사건을 파헤칩니다. 결국 희선은 배양액이 증가할 때마다 실종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이렇게 희선은 김석중 원장이 유전자를 조작하여 식량을 통제하였고 이제는 질병과 수명 통제까지 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김석중 원장은 녹색 인간 기계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모든 종자를 숨겨놓고 식물이 멸종되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오리진필드 아이들을 이용하여 V14바이러스를 퍼뜨리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김석중 원장은 음모를 밝히려는 사람들을 하나씩 죽이게 되고 이러한 알파연구소의 비리를 희선이 폭로 하자 알파연구소는 폐쇄되었을뿐만 아니라 김석중 원장과 일당은 연구소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이후 희선은 '바로 연구소'의 원장이 됩니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면서 아이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녹색 인간이 되고 싶은 꿈을 이루기를 바랐고, 희선은 그런 아이들이 녹색 인간이 되어 진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길 바랐습니다. 또한 서린은 건강한 씨앗으로 황금벌판을 만들어 모두가 배고프지 않도록 하고, 자신도 녹색 인간이 되는 꿈 말고 진짜로 하고 싶은 꿈을 찾겠다고 다짐한다음 오리진필드로 돌아갑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볼까요? 먼저 오리진필드에서 살고 있는 최서린과 서린 아빠 그리고 박건우입니다. 최서린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홀로 그린필드로 갑니다. 혼자 그린필드로 가는 것을 보면 상당한 용기와 독립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린의 아빠는 매번 실패하면서도 벼와 옥수수를 키워 씨앗을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렇게 실패를 해도 꿋꿋하게 다시 시도하는 것을 보면 매우 끈기가 있고 긍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박건우는 그린필드로 가고 싶어 서린의 레드서클을 훔친 인물입니다. 이렇게 레드시클을 훔쳐서라도 그린필드에 가는 것으로 보면 자기만 생각하는 매우 이기적인 성격의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그린필드에 살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먼저 한희선은 바로 연구소의 소장 바로의 실종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합니다. 그녀의 이러한 노력을 통해 매우 끈기 있고 용기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연구소의 이바로는 김 원장의 계획을 막기 위해 목숨을 바칠 정도로 용기가 대단하지만 김원장이 준 차를 마시고 죽음을 맞이 했기에 조심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석중 원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보면 자기중심적이고 탐욕스러운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석중 원장의 하수인 강기원은 김석중 원장을 계속 도왔지만 위기에 처하자 김석중 원장을 두고 혼자 도망치는 기회주의적 성격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제는 작품의 주제를 살펴볼까요? 이 책은 아마도 김원장과 알파연구소가 한 일을 통해 식량 독점이 가져올 폐해와 식량 주권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독자들이 생각하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김석중 원장은 왜 녹색 인간을 만들었을까요? 어린 시절 고아로 자랐던 김석중 원장은 자신이 신이 되고 싶었고, 삐뚤게 형성된 외곬의 가치관은 결국 사람들의 수명까지 통제하고자 하는 무서운 음모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돈을 가진 사람들을 이용하여 V14 바이러스를 만들고 그 바이러스의 백신을 만든 다음 오리진필드에서 데려온 아이들을 숙주로 이용하여 오리진필드에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세상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하나하나 진행한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전세계인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뉴스나 시사 저널지를 통해 간간이 들려오는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중국의 우한연구소에서 퍼뜨렸다는 얘기도 있고, 나라마다 백신 1호 생산 국가가 되기 위해 3상 실험을 하지 않은 채 곧 출시한다며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녹색 인간>의 이야기가 미래가 아니라 지금 현실의 이야기임을 실감합니다.
김석중 원장이 하고자 하는 식물과 인간의 결합은 가능할까요? 가능성을 논하기 전에 유전자 조작에 대한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일일 것 같습니다. 또한 김원장은 씨앗을 독점하여 식량을 통제하고 질병과 인간의 수명까지도 통제하려고 했습니다. 이처럼 씨앗을 독점하는 것은 식량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개인의 씨앗 독점은 악용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김석중 원장과 알파연구소는 어떠한 길을 걸었어야 했을까요? 알파연구소는 연구소의 로고인 '세이브 더 라이프'의 뜻에 맞게 사람들이 식량 부족을 겪지 않도록 식량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연구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빈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식량을 공급하여 인류의 생명을 전적으로 구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했어야 합니다. 이는 결국 현실의 생명 과학자와 유전 공학자 등 많은 과학자들이 실행해야 할 바람직한 연구가 무엇인지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씨앗을 김석중 원장과 같은 몬산토와 듀런의 다국적 기업들이 독점함으로써 농부들은 씨앗의 사용료를 내고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이들 종자 기업들이 씨앗 가격을 올려도 막을 수가 없으며 농민들의 부담이 늘어나면 식량 생산과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결국 모든 국민들이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하고 식량도 얻기 힘들어집니다. 이러한 상황이 악화되면 결국 식량이 무기화되는 등 더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량 주권을 지키는 것 즉 씨앗의 권리, 토종 씨앗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청양에서 개발하고 재배했던 청양고추도 1997년 IMF 당시 국내 종자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해외 기업에 매각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종자 조차도 이제는 로열티를 주고 사서 사용해야 하는 실정에 놓였습니다.
그래서 토종 씨앗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토종 씨앗이 있으면 종자 기업으로부터 개량된 씨앗과 농약, 비료 등을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토종 씨앗은 병충해도 강하고 맛도 좋은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토종 씨았을 지키면 식량 주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기도에서 토종 씨앗을 지키기 위해 토종 종자 은행을 설립하고 토종 씨앗을 수집하여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확대되면 토종 씨앗이 늘어나 농민들에게 보급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외국 종자 회사에 로열티를 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국가 주도로 이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참여도 아주 중요합니다.
또한 국민들도 토종 씨앗을 지키기 위해 작은 일부터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토종 씨앗 나눔 행사에 참여한다든지, 토종 씨앗을 홍보하거나 토종 씨앗으로 텃밭을 가꾸는 활동도 해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토종 테마 식물원을 방문하거나 토종 먹거리 체험 등에 참여하여 토종 씨앗에 관심을 가지는 일부터 시작해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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